본문 바로가기

Magazine: 방향

40대 창작자와 브랜더가 살아남기 위한 10가지 조건 上

 

40대 창작자와 브랜더가 살아남기 위한 10가지 조건 上

 

 

서문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에는 40대가 가장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40대를 앞둔 30대도 있을 것이고, 아직 20대이지만 창작자나 브랜더로서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조금 일찍 읽고,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대비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나 역시 정확히 40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30대를 지나오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가를 치렀다. 본업이었던 사진뿐 아니라 삶 전반에서도 책임 있게 쌓아두어야 할 것들을 미뤘다. 그렇게 남은 것이 많지 않은 상태로 40대를 맞았다.

 

벼랑 끝에 선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했다. 기존의 것을 붙잡고 복구하기보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버릴 것은 버렸다. 사진 기술을 다시 공부하고, 조명을 수련하고, 포토샵을 익혔다. 몸을 만들고, 관계를 정리하고, 내 삶에 실제로 필요한 것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많은 것이 달라졌고, 지금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갖게 된 생각은 하나다.

나는 늘 내 뒤에 벼랑이 있다고 믿는다.

 

언제든 다시 밀려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처럼 삶을 느슨하게 다루지 않는다. 지금의 선택과 습관, 기술과 체력을 앞으로 수십 년을 버티게 할 자산으로 생각하며 내 삶을 다시 재단하고 있다.

 

이 글에 담긴 열 가지는 내가 직접 부딪치며 배운 것과, 현대 사회의 변화, AI 시대의 시작, 독서와 강연, AI와의 대화 속에서 오래 걸러낸 생각들이다. 직접 해보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낀 것도 있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내 경험과 만나 하나의 기준이 된 것도 있다.

 

나는 40대가 꽤 괜찮은 나이라고 믿는다. 20대와 30대보다 훨씬 많은 경험이 있고, 무엇을 잃을 수 있는지 알기 때문에 절박함도 강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도 안다. 체력은 이전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그것 역시 관리와 훈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오히려 AI 시대를 처음부터 살아가는 20대에게는 경험의 부족이라는 문제가 있다. 반면 40대는 AI 이전의 사회와 산업, 사람과 관계, 실제 현장을 몸으로 통과해왔다. 그 경험은 결코 낡은 것이 아니다. 자신의 기술과 창작, 브랜딩 안에서 다시 해석할 수 있다면 강력한 자산이 된다.

 

나는 최소 은퇴 연령을 95세로 생각한다.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꽤 진심이다. 지금의 나이에서 계산하면 앞으로 50년 이상 더 일할 시간이 남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배우는 기술과 관리하는 몸, 쌓아가는 이름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수명이 길어졌는데도 60대 후반에 모든 일을 그만두고 남은 수십 년을 보내는 삶은 내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오래 살아야 하고, 오래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역할과 수입, 존엄을 유지할 방법을 가져야 한다.

 

지금 30대 후반이나 40대라면, 앞으로 자신의 창작과 브랜딩을 통해 안정적인 50대와 60대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50대에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다만 늦어질수록 필요한 체력과 시간, 비용은 훨씬 커진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일지도 모른다.

 

살아보니 일확천금이나 지독한 행운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해도 돈이 따라오지 않을 수 있다. 무언가를 특별히 잘하는 실력자가 되더라도, 그 실력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기술을 끊임없이 높이고, 그것을 시장과 연결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몸과 태도를 만드는 일이다. 나 역시 늘 잘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뒤에 벼랑이 있다는 절박함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

 

지금부터 적을 열 가지는 성공한 사람이 내려주는 정답이 아니다. 40대에 무너질 뻔했고,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며 직접 확인한 생존의 조건에 가깝다.

 

40대 창작자와 브랜더가 반드시 가져야 할 열 가지를 남겨보려 한다.

 

 

 


1. 타인의 시선보다 내부의 성장 기준

 

열심히 운동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 나는 요즘 일이 아니면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는다. 지금처럼 웨이트를 열심히 하더라도 30대의 나였다면, 어쩌면 거울을 보며 이 근육을 누구에게 어떻게 자랑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일 자체에 관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남들에게 보이는 아웃핏과 시계, 자동차 같은 것들이 꽤 신경 쓰였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그것이 마치 나를 대표하는 인상인 것처럼 여긴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나의 내부가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나의 실력이나 삶을 설명할 수 없다.

 

턱걸이 개수를 늘리는 것은 나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목표다. 대회에 나가는 것도 아니다. 러닝을 좋아하지만 러닝 크루에 가입하거나 마라톤 대회에 나가본 적도 없다. 그저 달리는 일이 내 주간 루틴에 들어가 있을 뿐이다.

 

내 심폐 능력이 좋아지면 촬영 현장에서 더 높은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 쉽게 지치지 않으면 집중력을 오래 붙잡을 수 있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창작력까지 무너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뛴다.

 

내가 하는 일들은 내부의 여러 부분을 성장시키며 사슬처럼 연결된다. 운동은 뇌를 정리해준다. 얽힌 생각에 빗질을 해 머릿속을 반듯하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정리된 상태에서 좋은 사진 설계가 나오고, 좋은 콘텐츠 문장이 떠오른다.

 

나는 삶의 터전까지 가장 일에 집중하면서도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겼다. 오랜 경험 끝에 서울의 밀도감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부산으로 이주했다. 그 선택은 내 삶에 큰 변화를 만들었다.

 

누군가에게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터전을 옮긴 것이 아니다. 내 삶과 창작에 실제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지금 내 삶의 나침반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사진 창작을 더 잘하는 것, 좋은 브랜딩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일치감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나쁜 생각에 오래 빠지지 않는다. 내 삶의 여러 부분이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몇 가지 일이 꼬이더라도, 다시 다음 단계로 걸어가면 그만이다.

 

나의 하루는 레퍼런스를 조사하고, 방향을 다시 생각하고, 브랜딩을 공부하고, 사진 창작을 고민하는 일로 이어진다. 이제는 나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들만 남겨두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일은 거의 없다.

 

30대 후반의 큰 실패를 지나며 그런 것들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뼈저리게 배웠다. 내가 눈치를 보며 인정받으려 했던 사람들 중 누구도 내가 실패했을 때 대신 삶을 책임져주지 않았다. 끝내 남은 것은 나 한 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40대에는 삶의 평가 기준을 자기 안에 세워야 한다.

 

누가 알아주는지보다 내가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보다, 어제보다 더 강한 사람과 더 나은 창작자가 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에도 계속 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타인의 시선은 언제든 사라진다. 그러나 내 몸에 남은 기술과 체력, 판단력과 태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40대의 성장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장이 아니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스스로 굳게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성장이다.

 

 

 

 

 


2. 어디서든 꺼내 쓸 수 있는 자기 기술

 

이제는 ‘핵개인의 시대’라고 한다. 기존의 사회 질서와 집단의 단위가 빠르게 해체되고, 개인이 하나의 독립된 단위로 기능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조직의 이름보다 자기 이름 자체가 불리는 ‘호명의 시대’도 열리고 있다.

 

예전에는 삼성의 김 부장, 현대의 이 과장이라는 직함이 한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설명해주던 때가 있었다.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어떤 직급에 올라 있는지가 그 사람의 능력과 안정성을 대신 증명해주었다.

 

그러나 조직의 직함과 개인의 기술은 같은 것이 아니다.

 

회사 안에서 맡은 역할만 오랫동안 수행한 사람은, 조직을 나온 순간 자기 이름으로 꺼내 쓸 기능이 없을 수 있다. 회사의 시스템과 인력, 자본과 명함이 사라지고 나서도 혼자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전문성 없이 퇴직금과 모은 돈을 자본 삼아 창업했다가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회사에서는 부장과 임원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아무도 그 직함에 돈을 내지 않는다. 고객은 직급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에 비용을 지불한다.

 

더구나 100세 시대에 50대 전후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면, 그 이후에도 수십 년을 살아야 한다. 그때 처음부터 새로운 기능을 익히는 일은 30대나 40대보다 훨씬 많은 체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대기업조차 영원하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조직 밖으로 나왔을 때, 자기 손에 무엇이 남아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나 역시 창업에 실패하며 큰 위기에 몰렸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가진 사진 기술을 냉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촬영 일을 찾아보았다.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촬영은 주로 행사와 스냅 촬영이었다. 시장에서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기술이었다. 반면 조명을 능숙하게 다루고, 스튜디오 안에서 브랜드 촬영을 책임질 수 있는 사진작가의 임금은 몇 배나 높았다.

 

그때 알았다.

 

나는 사진작가였지만,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사진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아마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메타인지를 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지지부진하게 이어오던 조명 수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누구에게 배우기보다 스스로 반복해서 실험하는 셀프 수련이었다.

 

비너스상 앞에서 원라이트 연습부터 다시 시작했다. 액세서리를 바꾸고, 조명의 거리와 높이, 출력을 다르게 설정하며 빛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했다. 결과물은 파일로 정리했다. 감으로만 기억하지 않고, 조건이 달라질 때 이미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기록했다.

 

그리고 내가 오래 눈여겨보았던 미국식 스포츠 미디어 촬영의 레퍼런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 촬영에는 여러 대의 아웃도어 조명이 필요했다. 단순히 조명을 사용할 줄 아는 수준으로는 부족했다. 선수의 위치와 움직임, 촬영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실시간으로 조명의 방향과 출력, 거리를 판단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했다.

 

반복할수록 감각은 조금씩 몸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계산해야 했던 것들이 나중에는 현장에서 곧바로 판단할 수 있는 기술로 바뀌었다.

그렇게 약 5~6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나만의 조명 시스템을 구축했다.

 

내가 사용하는 조명 기기와 액세서리를 결합해 세트 구성을 만들었고, 촬영 때마다 반복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정리했다. 피사체와 조명 사이의 거리는 발걸음 수로 정했다. 카메라의 위치와 조명의 출력, 촬영 순서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촬영 환경이 달라져도 사진의 노출감과 계조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매번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상업 사진에서 일관된 결과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시간과 노력은 쉽게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노력은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무리하지 않는 적절한 노력’과는 조금 다르다. 나에게는 벼랑 앞에 서 있다는 기분으로 조명을 옮기고, 세팅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촬영할 때마다 그 긴장감을 떠올린다.

 

낭만은 없느냐고 묻는다면, 없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기술력으로 보여주는 이미지 자체가 낭만이기 때문이다.

 

AI 혁명이 더 크게 밀려오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인간의 기술은 분명히 존재한다. 오히려 평균적인 디지털 결과물이 넘쳐날수록, 현장에서 사람과 물질을 직접 다루고, 상황을 판단하며, 자기 경험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더 희소해질 수 있다.

 

AI가 이미지를 생성할 수는 있다. 그러나 움직이는 사람 앞에서 여러 대의 조명을 설치하고, 찰나의 몸짓을 읽고, 현장의 변수를 즉시 수정하며, 피사체가 가진 서사까지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하는 일은 아직 인간의 영역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손기술 하나를 가지는 일이 아니다. 중심이 되는 기술에 경험과 판단, 취향과 시스템을 결합해 다른 사람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자기만의 기능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사진작가 이준희다.

 

어느 회사나 스튜디오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진작가가 아니다. 내 이름으로 내 기술을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다. 아직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나만 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디에 놓여도 자기 이름으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대체하기 어려운 기술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40대에 가장 집중해야 할 일이다.

 

 

 

 


 

3. 단일 기술을 넘어선 복합 능력

 

지금 시대에는 오로지 한 가지만 잘하는 것으로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서로 다른 요소가 결합하고, 그 결합이 이전에는 없던 경험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다.

 

좋은 창작자와 브랜더들은 끊임없이 결합을 시도한다. 하나의 콘텐츠 안에 다른 장르와 감각을 끌어들이고,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을 맞부딪쳐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이런 융복합은 이제 특별한 실험이 아니라 시장과 사회 안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복합 능력은 이것저것 조금씩 할 줄 아는 다재다능함과는 다르다.

 

자신의 중심 기술을 깊게 만들고, 그 기술 주변에 필요한 능력을 결합해 하나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나는 사진작가이기 때문에 사진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사진가는 사진만 잘 찍으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의 본질을 넘어가려는 시도에 오히려 경계심을 보이는 사진작가들도 있었다. 촬영 이외의 기획이나 콘텐츠, 상품화와 브랜딩은 사진가의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없는 사람이 거의 없다. 누구나 일상을 기록하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꽤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든다. 생성형 AI는 실존하는 사진과 만들어진 이미지의 경계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무엇이 실제 촬영된 것인지 단번에 구분하기 어려운 이미지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사진만 잘 찍으면 된다는 말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사진을 한 장의 프레임으로 끝내지 않고, 경험과 서사, 상품과 정체성으로 확장해야 한다. 사진이라는 중심 기술 위에 다른 감각과 장르를 연결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나 역시 이미 그 방향으로 미래의 디렉션을 잡고 있다.

 

내 촬영에서 피사체는 단순히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다. 촬영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그 시간 자체를 하나의 이벤트로 받아들인다. 아이들의 사진은 현재의 모습을 기록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아이가 성장한 뒤 미래에서 마주칠지도 모르는 이미지를 먼저 만들어 보여준다.

 

사진은 오랫동안 과거와 현재의 찰나를 기록하는 매체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나는 사진이 미래를 표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아이가 아직 만나지 못한 자신의 모습, 가족이 아직 상상하지 못한 아이의 가능성, 언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정체성을 이미지로 먼저 도착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개념은 사진 기술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움직임을 읽는 능력, 조명을 설계하는 기술, 피사체를 디렉션하는 감각,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완성하는 능력, 고객의 미래를 상상하는 기획, 그리고 그것을 하나의 상품과 이야기로 묶는 브랜딩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사진 이외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결과물을 다른 콘텐츠와 연결하고, 다른 문화와 결합하는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 당장 성공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가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끊임없이 관찰해야 한다.

 

나의 이미지 역시 마음먹은 첫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촬영하고, 실패하고, 다시 만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마주친 어떤 이미지와 문화, 사람과 경험이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 그 조각들이 이전의 기술과 결합하면서 지금의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나는 ‘페어링’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이 단어를 단순히 와인과 음식의 조합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한 문화와 다른 문화, 하나의 콘텐츠와 전혀 다른 개념이 부딪칠 때 만들어지는 공명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대중은 이미 수많은 장르가 섞인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소비한다. 음악과 패션,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사진과 영상, 예술과 상업의 경계는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이제 창작자와 브랜더는 그 경계 밖에서 무엇을 가져와 자신의 중심 기술과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장르가 아닌 것에도 끊임없는 관심과 탐색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40대에도 아이돌 문화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젊은 세대가 무엇을 보고, 어떤 언어를 쓰고, 무엇에 열광하는지 살펴야 한다. 대중문화의 변화 앞에서 늘 레이더를 켜두어야 한다.

 

최신의 것에서 멀어지는 일을 자연스러운 노화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창작자와 브랜더에게 관찰을 멈추는 것은 감각을 잃는 일이고, 감각을 잃는 것은 결국 시장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40대라면 오히려 더 의식적으로 태도를 바꿔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다.

 

예를 들어 성심당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바라보는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한 사람은 사람들이 빵 하나를 사려고 새벽부터 줄을 서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혀를 차고 지나간다. 다른 사람은 저 많은 사람들이 왜 이곳에 모였는지 궁금해한다.

 

두 사람은 같은 풍경을 보았지만 전혀 다른 것을 본다.

 

첫 번째 사람은 현상을 평가하고 끝낸다. 두 번째 사람은 그곳에서 발생하는 열원을 감지한다. 저 열기는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닐 텐데, 어떤 이유가 사람을 여기까지 움직이게 했을까 질문한다.

 

맛 때문인지, 가격 때문인지, 지역의 자부심 때문인지, 브랜드가 쌓아온 이야기 때문인지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열원의 일부를 자신의 창작이나 사업 안에 어떻게 옮길 수 있을지 생각할지도 모른다.

 

평가하는 사람은 익숙한 자기 세계 안에 머문다.

 

관찰하는 사람은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재료를 가져온다.

 

복합 능력은 많은 기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중심 기술을 단단히 세운 뒤, 다른 장르와 문화에서 발견한 재료를 연결해 자기만의 결과를 만드는 능력이다.

 

하나의 기술을 깊게 파되, 하나의 세계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

 

40대의 창작자와 브랜더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기술 자격증이 아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던 것들을 연결해, 아직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4. 몸을 창작자의 핵심 장비로 다루는 태도

 

이번 항목은 어쩌면 40대에게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될 수도 있다. 나머지 모든 항목을 아무리 잘 해낸다고 하더라도 건강과 체력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결국 그 능력들을 오래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40대는 20대보다 경험과 지혜,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분명히 나을 수 있다. 실패의 의미를 알고,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알며,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도 조금씩 알게 된다. 하지만 체력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신체의 회복 속도는 느려지고, 근력과 지구력은 서서히 떨어진다. 생각을 펼치고 기술을 연마할 힘이 없다면, 머릿속에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어도 삶을 앞으로 밀고 나가기 어렵다.

 

다행히 40대의 체력에 대한 염려는 관리와 운동으로 충분히 맞설 수 있다. 이것은 본 작가가 매일 운동하며 직접 증명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운동을 게을리했던 20대보다 지금의 몸 상태와 작업 체력이 오히려 더 낫다. 창작과 촬영을 계속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요가를 일주일에 약 6일 정도 이어가고 있다.

 

하루는 웨이트를 하고, 다음 날은 러닝을 한다. 그렇게 며칠을 반복한 뒤에는 하루를 쉰다. 요가는 거의 매일의 루틴으로 이어간다. 너무 잘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신체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오늘의 한계를 1센티미터씩 넓힌다고 생각하며 몸을 이완시킨다. 웨이트와 러닝으로 반복적인 부하를 받은 신체에 다시 회복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시간이다.

 

계속하다 보면 운동 자체에도 재미가 생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들고, 조금 더 뛰고, 전에는 닿지 않던 곳에 손끝이 닿는다. 작지만 분명한 성취가 매일 쌓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이 맑아진다.

 

운동은 단순히 근육만 움직이는 일이 아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기분과 수면,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유산소운동은 주의력과 작업기억, 사고를 전환하고 통제하는 실행 기능과 관련이 있다. 운동할 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유래신경영양인자, 즉 BDNF는 신경세포의 생존과 연결, 뇌의 가소성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최근의 연구들을 종합하면 단 한 번의 운동도 운동 직후의 주의력과 실행 기능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고, 반복적인 신체 활동은 기억과 사고 능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유익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러닝 한 번을 했다고 갑자기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체 활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생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이 머릿속에 정답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들어 있던 생각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자고 일어나 어떤 창작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날에는 덤벨을 들거나 러닝화를 신고 밖으로 나간다. 정해둔 횟수만큼 무게를 들고, 더 이상 속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때까지 달린다. 체력을 쏟고 땀을 흠뻑 흘리는 동안 이상하게도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마구 떠오른다. 콘텐츠에 사용할 카피뿐 아니라 다음 사진 작업의 조명 설계, 릴스의 장면 전환, 카드뉴스의 첫 문장과 전체 방향까지 연결된다.

 

운동은 빗질과 비슷하다. 꼬인 머릿결을 하나씩 풀어 가지런히 만드는 것처럼, 뒤엉킨 생각을 정리해준다. 창작자와 브랜더의 머릿속은 늘 복잡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 만들고 싶은 것과 팔아야 하는 것, 자신의 욕망과 대중의 반응이 계속 충돌한다. 운동하는 동안만큼은 몸이 해야 할 일이 분명하다. 들고, 내리고, 뛰고, 호흡하고, 버틴다. 그 단순한 반복 속에서 생각의 우선순위가 다시 정리된다.

 

운동을 마치고 나면 오늘도 무언가를 해냈다는 감각이 남는다. 창작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하루 종일 일해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을 수 있다. 반면 운동은 비교적 정직하다. 정해진 세트를 끝냈고, 정해진 거리를 뛰었으며, 어제보다 몸을 조금 더 움직였다는 사실이 남는다. 그 작은 완료의 감각이 다시 작업대로 돌아갈 힘을 준다.

 

사진작가의 입장에서 말하면 신체의 거의 모든 부분이 촬영과 연결되어 있다. 어깨의 삼각근은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오래 들 수 있도록 버텨준다. 후면어깨와 회전근개는 팔을 벌린 자세에서 어깨 관절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고, 견갑골 주변과 광배근은 촬영하는 상체를 뒤에서 받쳐준다. 복근과 척추 주변의 근육은 카메라를 든 상태에서 몸통이 무너지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한다.

 

하체는 더욱 중요하다. 서 있는 자세는 물론이고,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거나 무릎을 굽힌 채 낮은 위치에서 촬영할 때도 하체의 힘이 필요하다. 스포츠와 무용처럼 움직임을 따라가야 하는 현장에서는 앉았다가 일어서고, 옆으로 이동하고, 순간적으로 자세를 낮추는 동작이 계속 반복된다. 촬영이 길어질수록 사진가는 손가락으로 셔터만 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온몸으로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하는 사람이 된다.

 

이 근육들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활동량이 줄고 근력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근육량과 근력, 균형 능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규칙적인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지속하면 중년 이후에도 신체 기능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성인에게 유산소 신체 활동과 함께 주요 근육군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50대부터 장시간 카메라를 드는 일은 꽤 버거워질 수 있다. 처음에는 어깨가 빨리 피로해지고, 허리가 먼저 굽으며, 낮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무릎을 짚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촬영 후반부의 프레이밍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조금 더 낮은 위치에서 찍으면 좋은 장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몸이 따라주지 않을 수 있다. 머리로는 다음 장면을 보고 있지만 신체가 그곳까지 이동하지 못하는 순간이 생긴다.

 

50대에 은퇴할 생각이 아니라면 40대 사진작가가 운동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대비다. 사진은 온몸으로 수행하는 고강도 노동이다. 장비를 옮기고, 조명을 설치하고, 카메라를 든 채 오랜 시간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피사체의 움직임과 표정, 빛의 방향을 동시에 판단해야 한다. 몸은 노동하지만 머리는 계속 창작해야 한다.

 

사진이 아닌 창작을 한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면 목과 어깨가 앞으로 굽고,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약해진다. 몸이 쉽게 피로해지면 집중하는 시간도 짧아지고, 생각을 실제 결과물로 옮기는 속도 역시 느려진다.

 

40대 이후의 운동은 젊어 보이기 위한 장식이 아니다. 앞으로도 생각하고, 만들고, 이동하고, 일하기 위한 기반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기술을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그것을 실어 나를 신체부터 관리해야 한다.

 

창작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에는 결국 몸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도 포함되어야 한다.

 

 

 

 


 

5. 자기 시간을 지키는 관계의 정리

 

 

나는 30대까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를 좋아했다.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커피를 나누며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겼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정보를 듣고 친분을 쌓는 일이 사회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커뮤니티에 속해 있으면 그 안에서 색다른 일거리와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사업 실패를 겪은 뒤, 관계의 수와 삶의 안전은 아무런 비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카카오톡을 열어보았을 때, 실제로 떠오르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수많은 단체방과 오픈채팅방, 한때 자주 만났던 사람들은 위기의 순간에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때 깨달았다.

 

사람을 많이 안다는 것과, 나를 진심으로 지지해줄 관계를 가진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일을 마치고 누군가와 삼겹살과 소주를 나누는 시간은 분명 행복할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을 알아가며 사회를 배우는 일도 필요하다. 인간관계 자체가 쓸모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분을 사회적 성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반복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해서 내 기술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내 일거리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나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고민을 털어놓고 잠시 위로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요즘은 혼자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졌다. 책과 강연, 기록과 AI와의 대화는 내가 놓치고 있던 지점을 돌아보고 메타인지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예전처럼 막연한 불안이 생길 때마다 아무 관계나 붙잡고 고민을 털어놓을 필요도 없어졌다.

 

나는 지금 일이 아니면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는다.

 

스스로 홀로 서는 시간을 선택했다. 관계 속에서 나의 가치를 확인하기보다, 혼자서 기술과 창의력을 갖추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촬영을 잘 해내고, 이미지를 만들고, 내 이름으로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우선에 두었다.

 

물론 모든 관계를 끊은 것은 아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오래 신뢰해온 사람들,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몇 명과는 관계를 이어간다. 다만 관계의 범위를 넓히는 일보다, 남아 있는 관계를 더 소중히 한다.

 

40대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아무 방향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도 되는 시기도 아니다. 40대인데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면, 먼저 자신의 시간이 어디로 새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나는 체력 관리에 상당한 시간을 사용한다. 해외 시장과의 사업 확장을 준비하기 위해 매일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영어를 공부한다. 촬영을 나가는 날을 제외하면 대부분 집에서 창작과 관련된 일을 한다.

 

글을 쓰고, 사진을 편집하고, 포토샵을 연구한다. 조명 레퍼런스를 분석하고, 촬영 시스템을 설계하고, 강의를 만들며 마케팅과 브랜딩을 공부한다. 해야 할 일이 많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이런 삶에서 모든 연락과 만남에 응할 수는 없다.

 

누군가와 저녁을 보내는 일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시간을 사용함으로써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 번의 만남은 저녁 두 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동과 준비, 술로 인한 피로, 다음 날의 집중력까지 함께 사용한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을 만날 때도 그 시간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한다.

 

휴식과 여행도 마찬가지다. 30대까지는 일이 힘들고 스트레스로 뚜껑이 열릴 것 같으면 어딘가로 떠나는 일이 많았다. 잠시 동안은 기분이 나아졌지만, 돌아오면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금은 휴식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래 일하려면 정확한 회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힘든 감정을 피하기 위한 도피와,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회복을 구분하려 한다.

 

휴식은 나를 다시 세워야 한다.

 

시간과 돈을 사용한 뒤 이전보다 더 흐려지고 무거워진다면, 그것은 회복이라기보다 감정적인 소비에 가깝다.

 

40대에는 자신의 시간에 진솔해야 한다.

 

나는 누구와 있을 때 성장하는가. 어떤 관계가 나를 편안하게 만들고, 어떤 관계가 반복해서 나를 소진시키는가. 지금의 만남은 정말 소중해서 이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외로워 보이지 않기 위해 유지하는 것인가.

 

관계를 정리한다는 것은 사람을 함부로 버린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에게나 개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요하지 않은 관계에서 시간을 거두어, 중요한 사람과 중요한 일에 더 깊게 사용하는 것이다.

 

40대는 늦은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여유로운 나이도 아니다.

 

자기 기술을 만들고, 몸을 다시 세우고, 앞으로의 50대와 60대를 준비할 수 있는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 골든타임일 수 있다.

 

모든 관계를 지킬 수는 없다. 모든 기분을 달랠 수도 없다.

 

그러나 자신의 시간은 지킬 수 있다.

 

그리고 이 골든타임을 어디에 사용하는지가 앞으로의 삶을 결정한다.

 

 

 


 

下편에서 이어집니다...

 

 

40대 창작자와 브랜더가 살아남기 위한 10가지 조건 下

이 글은 下편입니다. 上편부터 읽어주세요. 40대 창작자와 브랜더가 살아남기 위한 10가지 조건 下 6. 좋아하는 것·잘하는 것·시장성이 만나는 일치감 20대에 진로를 고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

leejunhe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