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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Wind up / 기술과 철학은 한 몸

 


상업 사진을 10년 동안 하고서 느낀 깨달음 중 하나가 기술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진적인 유행에 치우치지 않고 오랫동안 이 직업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절대적으로 기술력이라는 믿음이 있다. 기술력이 없이 사진 직업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는 유행에 치우친 사진을 찍는 것이고, 그것을 꽤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행운이 따른다면 그것으로 한때 돈을 잘 벌 수도 있다. 한때의 나도 그랬다. 하지만, 유행이 지나간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찬밥 대우를 받을 것이다. 한국 시장 속에서 유행의 변화의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다. 언제까지 뒤에서 쫓아만 갈 것인가?

 

기술력, 즉 테크닉이 뛰어난 포토그래퍼는 사진 시장을 뒤에서 쫓아가는 형태를 취하지 않는다. 사진을 앞에서 끌고가는 모습을 보인다.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본인이 하는 작업이 유행이 될 모양새다. 많은 포토그래퍼들은 이 사람의 작업을 보고 뒤에서 쫓아가게 된다. 물론,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포토그래퍼들은 쫓아가지도 못할 수도 있다. 내가 보아온 한국의 뛰어난 커머셜 포토그래퍼들은 이런 모습들을 보인다. "뭐가 유행이래, 그거 해볼까?" 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술 표현이 뛰어남과 동시에 그 속에 기술을 만들기 위한 철학을 내포한다.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사유가 녹아있다. '왜' 라는 의미가 녹아 있는 기술이기에 단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발현하기 위한 기술임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채롭고도 입체적이다. 그냥 따라만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최근에 전시회를 하나 다녀왔다. 참으로도 성실하지 못한 작품들이 대다수 걸려있었고, 그 작품들의 해설에는 온갖 미사여구와 어려운 말들이 붙어 있었다. 촬영 기술이랄 것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는 작업물들이었다. 기술이 없으니 사유와 철학을 지어내서 설명문을 붙인 것 같았다. 누구나 미러리스 한 대만 소지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몰라도 P모드로 찍기만 하면 될 것 같은 사진들이었는데, 거기에 대단한 철학적인 문구들을 보탰다. 말이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기도 어려운 문장들이다. 지인이 곁에서 언급하기를 "솔직히 찍을 때에는 이런 생각 안했을 거였으면서."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냥 찍고서, 나중에 전시를 할 때쯤 되니 어떤 문장이라도 써야 했던 것이다. 좀 있어보이는 것을 찍고, 나중에 글을 열심히 작성한다. 사진 예술에서 사진은 눈에 시각적으로 닿는 순간에 그 우아함과 깊이가 느껴져야 하는 것인데, 모자라는 것을 글로 채우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안타깝게 느껴진다.

 

기술은 철학이 필요하고 철학은 기술을 돕는다.

 

나는 늘 말한다. 기술과 철학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기술과 철학이 같이 성장하여 기술을 쓰는 철학을 말해야 하고 철학이 기술에 깃든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두가지는 같이 움직여야 한다. 한국의 사진 세계에서는 기술을 패스하고 카메라 한 대만으로 승부를 해보려는 경향이 있다. 기술을 배우기를 귀찮아하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조명을 배우는 것이다. 사진의 핵심 비밀 중 하나가 컨트라스트 표현인데, 컨트라스트를 표현 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컨트라스트를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과 철학이 같이 움직여야만 진정한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에 아홉은 그 중요성을 생각치도 않는 것 같다.

 

사진 기술 성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크게 떠들고 싶다. 나의 경험상, 기술이 성장했을 때 내 철학이 함께 가게 되었다는 것을 많은 사진가들에게 전파하고 싶다. 수련과 훈련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임을 크게 떠들고 싶다. 사진은 시각 예술이다. 눈에 닿는 3초 이내에 모든 것에 대한 전달이 끝나야 한다. 글은 필요 없다. 시각으로 시작하여 시각으로 끝낼 수 있는 연출력이 필요하다. 연출을 위해서는 3:2 프레임 속에 컨트라스트를 드러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 결국 조명이다. 조명은 절대적으로 옳다.

 

 

 

P.S 본 작가의 솔직한 표현에 심정이 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올바른 것을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정확히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의미 없는 거짓된 칭찬은 곧 꺼질 거품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