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향

전국장애인체전 부산선수단 결단식 일일 전시 및 소감

 

햇볕과 싸우며 촬영하느라 얼굴이 검게 그을렸다.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10.31~11.5)는 부산에서 열린다. 본 작가가 거주하고 있는 부산에서 열리는 만큼, 대회와 인연이 제대로 닿았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촬영 에이젼시 <아이모션>은 부산장애인체육회의 영상과 사진을 담당하게 되었다.

 

아이모션은 해외의 고퀄리티 스포츠 촬영 컨텐츠를 기반으로 하여 국내의 평범하고 특색이 없던 스포츠 촬영 컨텐츠를 바꿔 나가는 것이 목표다. 특히나, 프로팀이나 국가대표 사진들 마저도 해외의 사례와 비교해본다면 창의성이나 촬영 기술력, 연출 등에 있어서 질적으로 매우 뒤떨어진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열 세개나 딴 스포츠 선진국의 위상과는 고저 차이가 심하다. 

 

본 작가는 이러한 사진 컨텐츠의 질적인 향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몇 년 동안 홀로 수련하고 촬영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SMDV와 유쾌한 생각등의 협력과 함께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사진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 장르의 촬영은 절대적으로 다수의 조명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촬영과 더불어 장애인 스포츠 촬영을 함께 전개할 것을 몇 년 전부터 생각해왔다. 한국은 일반 종목 스포츠 촬영의 퀄리티도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데, 장애인 스포츠를 비춰주는 제대로 된 컨텐츠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여기서 본 작가가 말하는 제대로 된 컨텐츠라는 것은, 기술력, 창의성, 연출력 모두를 갖추고 해외 레퍼런스들에 비해서도 높은 가치를 가진 작품들을 말한다. 장애인 선수들은 거의 대부분 열악한 상황속에서 힘겹게 훈련하고 있으며, 대중에게 거의 노출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우리의 이웃이자 영웅인 선수들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올림픽에서는 영웅이 탄생하지만, 패럴림픽에는 참가하는 것 만으로도 영웅이라는 유명한 문장이 있다. 실제로 장애인 스포츠를 단 한 번이라도 관전해본다면, 우리 모두가 삶을 너무나도 가치 없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신체적인 장애를 극복하고 최선을 다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사지 멀쩡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정신력이 아니다. 그러한 위대한 움직임으로부터 나는 많은 배움을 얻는다. 그리고 그들을 촬영하는 것은 나의 일이자, 나의 소임이다.

 

영웅이자 우리의 이웃, 장애인 선수들을 가치있게 보이게 하고 싶다. 스스로 자신이 한없이 불행하게 느껴진다거나, 삶이 너무나도 무료하거나, 인생의 목적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장애인 선수들의 운동 장면들은 훌륭한 가르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 손이 절단되어도 날렵하게 몸을 움직여 스매싱을 날리는 탁구 김인철 선수, 혹은 한쪽 다리에 의족을 끼운 채 100킬로가 넘는 클린 앤 저크를 하고 있는 이동기 선수등을 보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나의 인생에 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은 예는 아니더라도, 철인3종경기 및 마라톤을 멈추지 않고 즐기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묘비에 "적어도 끝까지 걷지 않았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고 싶다고 한다. 본 작가 역시, 지난 시절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그에 따른 고통이 따랐지만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의 박동훈 부장의 명 대사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야."처럼 그건 정말 인생을 뒤흔들 정도의 중량감은 아니었다고 끊임없이 되새긴다. 그런 깨달음을 상기시켜주는 장애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술적으로 극대화하여 사람들이 더 건강한 정신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러한 촬영 문화가 대한민국에서 처음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체육회나 감독님들에게 촬영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고, 일정을 잡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촬영에 대하여 곱지 않은 눈치를 주는 곳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엊그제 내렸던 세찬 빗줄기는 해가 떠오르면서 곧 바싹하게 마르게 된다. 그런 과정을 몇 번 거듭하다보면 이러한 높은 가치의 촬영 문화가 업계에 차츰 정착하게 될 것이다. 비온 뒤의 땅이 더 굳게 다져지듯이 우리의 촬영은 그 안에서 당연한 것이 될 것이다.

 

당연히 장애인 선수들도 일반 선수들처럼 멋진 사진과 컨텐츠를 가질 자격이 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만드느라 9월 한 달이 장애인 선수분들의 촬영을 하느라 순식간에 사라졌다. 우리의 땀과 노력이 작업물에 진하게 깃들었고, 9월 30일에 부산 시청에서 장애인 선수분들에게 공개가 되었다. 참가 선수분들께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사진들을 살펴봐주셨다. 자신이 찍힌 사진들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거나 감탄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내가 하는 방향이 맞구나.' 라는 믿음을 더욱 굳게 다지게 되었다.

 

이후에도 본 작가의 디렉션에는 협회나 기업 차원의 장애인 선수분들의 촬영이 계획되어 있다. 스포츠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의 아쉬운 그늘 영역인 장애인 선수들의 홍보 영역에 본 작가의 촬영을 스며들게 할 것이다.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본 작가의 사진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