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열정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면, 그건 환영같은 것이고,
열심히 하겠다는 말의 대부분은 거짓이다.
사진작가 제자 양성을 하면서 본 바, 이 직업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너무 손쉽게 보는 것 같다. 본인은 결코 손쉽게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어려운 것 다 알면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 출발선은 까마득히 멀어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을 모르고 있다. 왜 반대의 사례는 보이지 않을까? 사진이라는 직업을 안정적으로 성취하는 것은 정말 어려우니까, 본인은 성실히 수련을 한다거나 충분한 공부와 사업적인 마인드를 다져나가겠다는 다짐을 과할정도로 하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물론, 이러한 사람들은 이미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있다)
직업 사진가의 에세이 <빛과 디렉션>에 왜 사진직업이 어려운지 충분히 기술해놓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어딘가에서 만나는 직업 사진 입문자들, 현업에 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사진 직업의 어려움을 떠들고 다닐 수 밖에 없다. 물론, 본 작가의 인생과는 관련이 없기에 크게 신경쓸 바는 아니지만, 좋은 후임을 양성하고 싶은 생각은 늘 따르게 마련이다. 아이모션이라는 국내 유일의 아트 스포츠 촬영 전문 회사를 이끌며 함께 할 수 있는 사진작가 크루를 모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최근에 언제였던가 인스타그램이나 쓰레드에 스냅 사진가들의 작품 퀄리티에 대한 논쟁이 일어난 것을 본 적이 있다. (쓰레드는 본디 그러한 암흑의 공간으로서 기능하기에 논쟁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준비되지 않은 채 시장으로 들어온 직업 사진가들의 결과물들이 형편이 없어서 분개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어떠한 글을 보았는데, 자신도 이러한 저퀄리티에 대한 불평을 들을까봐 걱정된다는 글이었다. 나는 이 글을 보고 분개한다. 직업 사진가가 정확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그 언제든 찍어 보여줘야하지, 불평 들을까봐 걱정하면서 사진을 찍는게 말이야 방구야?
내가 평소 많이 쓰는 워딩 중
"쌀로 밥 짓는 소리하고 있네."
바꿔서 이야기하면,
"사진작가라면 정확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찍는 것이 당연하거늘, 그걸 고민할 정도면 사진작가 하지 말아야지."
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은 수련이 필요하다. 사진만 수련이 필요하겠는가? 하물며 타일붙이는 타일장이도 선임을 따라다니며 2~3년은 배운 후에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진은 타일보다 몇 갑절 섬세하지 않을까? 사진 기술, 예술, 감성, 브랜딩, 상업, 서비스업 등을 늘 등에 업고다니면서 3:2 뷰파인더 프레임 안에 무언가를 구성하고 더하고 덜고를 반복할 뿐만 아니라, 빛을 감지하거나, 빛을 사용하여 원하고자 하는 컨트라스트를 언제든 만들 수 있는 높은 섬세함을 요구하는 것이 사진작가의 일이다. 정교하고 섬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언제나 빛나는 결과물들을 만들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항상 친절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에게 매력을 떨치고 있어야 한다.
시작은 이러하다. 카메라를 우연한 계기로 구입하게 되고, 셔터를 누르다보니 그 매력에 빠졌고, 인물 사진을 처음 찍어봤는데 사진작가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고......
보통 많은 이들이 이런 식으로 사진을 시작하게 되어서 사진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나른한 환상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속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자신만의 열정, 재능, 감각같은 것들이 모두 사막 위의 신기루보다 흐릿한 것을 깨닫지 못한 채 구렁이 담넘듯 상업 및 직업 사진가의 세계에 발을 걸치게되고, 메타인지없이 걸었던 방향이 잘못된 방향임을 깨닫지 못한 채, 촬영으로 돈을 많이 벌지 못하게 되면 한국의 좁은 사진 시장과 빨간 바다를 보며 세상 탓과 사회 불평만을 하고 있는 것, 11년 동안 상업 사진 세계에서 수없이 보아왔고, 심지어는 본 작가도 그 경험을 처참하게 했었다. 그 함정에서 빠르게 빠져 나오거나, 그 함정을 전혀 경험하지 않고 좋은 길로 사진을 해야만 안정적인 직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수평 수직을 맞추고, 정확한 의도의 AF기능을 사용하고, 의도에 맞는 일정한 노출을 만들고, 흔들림 없이 정확한 픽셀을 만들어야지, 그것 하나 정확하게 할 수 없는 직업 사진 입문자들을 현장에서, 강의에서 너무나도 많이 보아 왔기에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해본다면 그것은 바로 정확한 사진 세계속에서의 자기 평가와 자신이 속한 사진 세계가 얼마나 험준하고 광활한지, 그 위에서 서서 버티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차갑고 외로운지를 깨닫게 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입문자 곁에서 해주는 용감한 사람이 있을까? 나는 나 말고 아직 본 적이 없다.
열심히 한다, 이 말은 거짓에 가깝다. 이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나 아는 말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열심히 하지 않는다. 진짜 열심히 하는 미친 사람들은 이미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렇게 되지 않았다면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 평가하는 착각은 금물이다. 아직 대다수가 출발선에도 이르지 못한 것이다. 요즘 다시 흑백요리사 방영 시즌이기에 또 안성재 쉐프를 보고 배운다. 가끔 유튜브에 있는 그의 인터뷰를 찾아서 다시 보고는 하는데, 쉐프라는 직업은 20시간 일하고 4시간 자고 이게 반복되더라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 일 이외의 자기 시간이나 워라밸을 바라본다면 쉐프를 하면 안된다는 말, 특히 언제나 발전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그의 말은 항상 내게 귀감이 된다. 사진도 이와 비슷하다. 언제나 발전하고 있어야만 지하층으로 도태되지 않는다. 상업 사진을 남은 수십 년의 인생 동안에 고르게 이어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방법과 길은 하나다. 늘 발전하고 성장해야만 두각을 드러내고 돈을 잘 벌 수 있다. 발전적인 디렉션을 택해야 간신히 플러스 마이너스에서 제로의 균형이나마 맞출 수 있을까 말까다. 그 흐름을 일생동안 유지해야만 한다. 사진은 그러한 생존 싸움이다.
사진작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 안보던 아이돌 영상도 집중해서 보고, 책 읽기 싫어도 세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읽고, 운동 싫어해도 아픈데 없이 촬영 일 오래하고 싶으면 꾸준하게 운동하며 몸을 관리해야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해서도 안되고, 싫은 일도 실컷 해야하고, 걷고 싶은 방향으로 그냥 막 걷는게 아니라, 스스로가 긴 인생이라는 길을 자가 교정하며 나아가야만 한다. 길을 벗어나면 스스로 채찍질을 해야 한다. 자신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훈육을 해줄 수 없다. 글을 적고보니 마치 수행자처럼 자유의지를 제한하는 삶이 바로 성공하는 사진작가의 삶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직업 훈련의 과정이 '수련'이라고 불리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생존을 위하여 스스로 뼈를 깎았던 시간도 있었고, 뼈를 깍았던 시간에서 발생되었던 부유물들이 아직도 내 주변에서 마음을 혼탁하게 어지럽힌다. 누군가는 본 작가가 삶을 늘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이러한 배경속에서 하고싶은 사진작업도 잘 이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본 작가의 직업 사진가 에세이 <빛과 디렉션>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쉽게 간 적 별로없이 여기까지 왔고, <춤추는 사상> 프로젝트 사진작업을 이끈 2025년에도 본인 자신을 교정하느라 내면의 충돌을 수없이 잃으켰다. 그러한 발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에 올해의 성과들이 있었다. 그냥저냥 흐르는데로 과정을 이끌고 평균만큼만 퀄리티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면 이러한 사진작업은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점프를 하고 싶고, 점프보다 훨씬 더 높이 날고 싶다. 사진작가로서 살아가는 삶, 최고로 멋진 메세지들을 세상에 던져보고 싶다. 이건 이준희 사진작가라는 사람의 디렉션이다. 이러한 나의 마음이 사진 입문 수련생들이나, 본 작가를 보고 있는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건 나름대로 소통의 행복으로 다시 돌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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