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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Golden Brass Band / 사진작가는 지휘자


지휘자가 악보를 모두 외우는 것처럼 나도 내일의 사진작업에 대한 설계도(Board pdf 파일)를 외우듯이 보고 잠이 든다. 내가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할 상황에 대해 고민한다. 어떤 불협화음이 발생할지 경계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과도한 즉흥연주로 곡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것인지 걱정한다. 정말 내가 하는 작업은 생각할수록 음악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재즈 라이브 공연에 가면 정해진 곡의 테마에서 비롯된 멜로디, 화성, 리듬을 특정 형식 안에서 연주하기로 약속하고 한 테마가 반복해서 다시 돌아오면 그 이후부터는 뼈대만 유지하고 자유롭게 형태를 변화시키며 연주한다. 재즈는 연주하면서 곡이 새로 쓰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같은 곡이 그대로 연주되는 일이 잘 없다. 늘 새로운 것들이 밴드 연주자들에 의하여 쓰인다. 음악이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다. 그것을 내가 잘 느끼는 것처럼 나의 사진도 사람들에게 살아 있는 사진으로 보이고 싶다. 내 촬영의 중요한 요소가 ‘모션’인 만큼 사진 미학적으로 찰나의 움직임들이 얼마나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지, 그 순간들이 얼마나 유의미한 순간인지 알려주는 것으로 나의 사진들도 재즈 밴드의 변화하는 테마처럼 꿈틀거리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다.